■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우정사업본부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특별한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초기의 우편 요금은 후불제였다. 거리와 중량, 편지지의 장수에 따라 요금이 들쭉날쭉했다. 받는 사람이 돈을 내지 못하거나 수취를 거부하면 우편물이 반송되곤 했다. 이런 불편과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우표’다.

영국의 교육자 롤런드 힐은 1837년 ‘우편제도 개혁론’을 통해 요금의 발신자 부담, 전국 균일 요금제, 요금 선납 표시 우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그의 안은 1839년 영국 의회에서 채택됐고, 이듬해 5월 세계 최초의 우표 ‘페니 블랙(Penny Black)’이 발행됐다. 빅토리아 여왕의 옆모습이 새겨진 이 1페니짜리 우표는 정액제와 선납제의 원칙을 확립해 근대 우편제도의 새 장을 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는 1884년에 등장했다. 고종의 칙령으로 설치된 우정총국이 일본 대장성 인쇄국에 의뢰해 제작한 ‘문위우표(文位郵票·사진)’다. 5·10·25·50·100문 등 5종, 총 280만 장이 인쇄됐으나, 우정총국 개국 직후 발생한 갑신정변(1884)으로 업무가 중단되며 불과 18일간만 사용된 비운의 우표로 기록됐다.

이후 10년 만인 1895년, 미국에서 인쇄한 ‘태극우표’ 4종이 발행되며 근대적 우편 업무가 재개됐다. 이어 1900년에는 국내에서 자체 인쇄한 ‘이화(李花) 보통우표’가, 1902년에는 고종 즉위 40주년과 60세를 기념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광복 이후에는 일본 우표에 ‘조선’이라고 가쇄해 임시로 사용하다가, 1946년 5월 1일 ‘해방 1주년 기념우표’가 최초의 정쇄 우표로 발행됐다. 그리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념해 비둘기와 무궁화를 도안으로 한 ‘대한민국 우표’가 발행되면서 우리나라 우정사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도서관닷컴 대표

출처: 문화일보(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