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논설위원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탈당·제명에 그칠 게 아니라 의원직 사퇴 여론이 높지만, 또 흐지부지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크다. 개인이 헌법기관인 선출직 국회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진 사퇴하면 간단하다. 사직서를 제출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재적 과반 찬성)되면 끝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가장 길고 험난한 경로가 형사 처벌에 따른 의원직 상실이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부패 관련 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 일반 형사 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다. 수사·기소를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돼야 하는 터라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도 임기(4년)를 다 채우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는 방식이 국회 징계 절차에 따른 제명이다. 윤리특별위원회가 담당 기구다. 의원이나 정당이 윤리특위에 제소하면 외부 인사들이 참여한 윤리자문위원회가 검토 의견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윤리특위를 열어 심사해 징계를 확정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의원에 대해 당원 제명 절차 진행을 지시했는데, 설령 당 윤리심판원이 제명 결정을 내리더라도 의원직은 유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 패가망신한다”고 호언했으나, 결국 의원직을 박탈할 수단은 윤리특위 제소밖에 없다.

그런데 그 윤리특위가 활동 정지 상태다. 제22대 국회 들어 1년 2개월 넘게 구성되지 않았다. 스스로 옥죄는 일에는 열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여야 6명씩 구성하기로 의결했으나 정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의석수와 맞지 않는다”며 뒤집어버려 교착 상태다. 현재 윤리특위에 올라온 징계안은 29건으로 민주당 11건, 국민의힘 17건, 나머지 1건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 징계안도 계류 중이다. 그렇다고 윤리특위에서 징계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역대로 그러했다. 의원의 윤리보다 감싸기, 아니면 정쟁의 사안으로 봐서다. 대안으로 지난 대선 때 여야 모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내걸었지만, 누구도 다시 입 밖에 내지 않고 있다.

출처: 문화일보(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