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가 258만 명(2024년)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외국인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민(移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레 미국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기회의 땅’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이 상징하듯 오랫동안 ‘이민자의 나라’로 불려왔다.

19세기 후반은 산업혁명과 제국주의 팽창의 시기였다. 유럽의 인구는 급격히 늘어났고, 산업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들은 새로운 삶을 찾아 신대륙으로 떠났다. 이 시기에 유럽 각지에서 수백만 명의 이민자들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이 처음 발을 디딘 곳은 뉴욕 앞바다의 엘리스섬(Ellis Island). 미국의 엘리스섬이 공식적으로 이민 관리소로 문을 연 것은 1892년이다. 그 전까지 미국 정부는 각 주(州) 단위에서 이민자 수용과 검역을 담당했으며, 연방 차원의 통합된 관리 체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엘리스섬은 이민자가 입국 심사를 받던 역사적 장소로, 미국 이민의 상징적 공간이자 ‘첫 관문’이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미국보다 훨씬 앞서 체계적인 이민 관리를 시작한 나라가 있었다. 바로 캐나다였다. 캐나다는 ‘최초의 이민국’이라는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주인공이다.

캐나다는 1869년에 ‘이민법(Immigration Act)’을 제정해 중앙 정부 차원에서 이민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이민국과 동일한 역할, 즉 이민 심사, 정착 지원, 이민 정책 수립을 수행했다. 당시 캐나다는 넓은 영토에 비해 인구가 적었고, 노동력이 절실했다. 이에 유럽 각국에 이민을 장려하고, 중앙에 이민청을 구성해 모집과 심사를 담당하게 했다.

도서관닷컴 대표

출처: 문화일보(202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