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추석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경쟁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지역화폐로도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지역 또는 생활권의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권·카드·모바일 결제 수단을 말한다. 2000년대 이후 일부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지원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등을 종이 형태로 발행한 데서 시작됐다.
지역화폐는 코로나19 이후 지역 소비 촉진 수단으로 대폭 확대됐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한 지방정부는 2018년 66곳에서 지난해 196곳으로 크게 늘었다. 일반 발행 규모는 2020년 13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22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행정안전부는 2030년까지 31조2000억 원으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국비 예산으로 1조1500억 원이 편성됐다. 국비가 지원되는 농어촌 기본소득도 지역화폐로 지급된다. 가맹점 수는 2020년 139만6000개에서 지난해 237만4000여 개로 증가했다.
주요 지역화폐로는 서울사랑상품권, 경기지역화폐, 인천e음, 부산 동백전 등이 있다. 전남광주에서는 추석을 맞아 광주상생카드 할인율을 10%에서 15%로 높이자 오픈런이 벌어지며 이틀 만에 배정 물량 1000억 원이 소진됐다. 월 한도 50만 원짜리를 42만5000원에 살 수 있어 7만5000원을 버는 셈이다. 울산에서는 울산페이로 결제하면 평소 캐시백에 5%를 추가해 15%를 돌려준다. 대전 지역화폐 ‘온통대전’도 캐시백이 10%에서 15%로 올랐다. 제주 ‘탐나는전’은 캐시백 비율 10%에 적용 한도를 월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높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역화폐는 소비 유도와 소상공인 매출 지원, 청년수당이나 재난지원금 등 정책 수당의 전달 수단 등의 효과가 있다. 행안부는 인구감소 지역을 비롯해 위축된 지역 상권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역화폐에 투입된 예산이 실제 소비 증가와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한데,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할 통계는 별로 없다. 카드·모바일형 지역화폐의 판매·환전 수수료율이 지자체 간 최대 6배 차이가 나고 수수료 산정 근거도 불투명해 문제로 지적된다. 여전히 부정 유통이 적지 않은 점도 개선 과제다.
출처: 문화일보(202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