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논설위원
“제기랄 이런 고기는 처음 보는데. 마치 함정이 준비된 것을 알고 있는 것 같군.” 미국 작가 피터 벤츨리가 1974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조스>에는 길이 6m가 넘는 거대 상어가 등장한다. 작품 속 노련한 어부 퀀트는 ‘사전 경고도 없이 게임의 규칙을 바꾸듯’ 예상 밖으로 행동하는 심연의 괴수에게 근원적인 공포를 느낀다.
![[천자칼럼] '친수공원 스타' 상어](https://img.hankyung.com/photo/202609/AA.45774565.1.jpg)
동물 분류체계상 연골어강 상어상목에 속하는 상어는 몸통 양쪽에 5~7개씩 난 아가미와 수직으로 곧게 선 등지느러미가 특징이다. 1억5000만 년 전 등장한 원시 상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 몸길이 17㎝짜리 난쟁이등불상어부터 18m에 달하는 고래상어까지 크기와 생태가 천차만별이다.
470여 종의 상어 중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백상아리, 청상아리, 뱀상어 등 20여 종에 불과하다. 상어 공격으로 인한 세계 사망자는 연평균 4.3명가량이다. 사람에게 위협적인 상어는 소수지만 줄지어 늘어선 날카로운 이빨과 인간의 19배나 되는 1.3t의 치악력(청상아리 실측치) 탓에 ‘공포’의 이미지가 강했다. 상어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샤크도 악당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슈르크’에서 유래했을 정도다.
공포 일변도이던 상어에 관한 인상이 최근 들어 친근하게 바뀐 데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역할이 컸다. 국내 엔터테인먼트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제작한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는 유튜브에서 173억 뷰로 조회수 역대 1위 기록을 세웠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서도 어수룩한 상어가 감초 역할을 도맡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새너제이 샤크스’, 사우디 프로축구리그 ‘알힐랄’처럼 상어를 마스코트로 삼는 스포츠팀도 늘고 있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연일 상어가 출몰하면서 지역 명물이 됐다는 소식이다. 무태상어로 추정되는 길이 3.5m 상어를 보려고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수로를 유유히 헤엄치는 상어의 자태에서 사람들은 수족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더불어 ‘무서운 동물’이라는 상어에 따라붙던 오랜 고정관념도 힘을 잃는 모습이다.
출처: 동아일보(202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