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세종팀 구혁 기자

■ 소소한 복도통신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제재의 칼’이 세지면서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과징금 세입과 소송예산을 나란히 대폭 늘렸지만 내년도 송무 담당 증원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 사업별 설명서에 따르면 개인정보위는 내년도 과징금·과태료 세입을 1166억6400만 원으로 산정했다. 올해 616억5500만 원보다 89.2%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과징금 수입만 1159억7600만 원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처분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행정 소송은 17건이다. 과징금 액수가 확인되는 16건의 부과액을 합하면 소송 규모는 2905억7300만 원에 달한다. 개인정보위가 1심에서 승소한 구글·메타·카카오 등 6건도 기업 측 항소로 모두 2심이 진행 중이다. 역대 최대 과징금 6246억8100만 원을 부과받은 쿠팡이 예고대로 소송에 나설 경우 법정에서 다투는 과징금 규모는 9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렇다 보니 개인정보위는 송무지원 예산을 올해 8억 원에서 내년 15억5000만 원으로 93.8% 늘렸다. 개인정보위 일반회계 전체 증가율 15.0%의 6배가 넘는 증가 폭이다. 그런데 내년도 송무인력 증원은 ‘0명’이다.
대형 로펌을 앞세운 기업들의 불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예산만 늘린 대응으로 버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개인정보위가 최종 패소하면 이미 납부받은 과징금에 환급가산금까지 이자 격으로 얹어 돌려줘야 한다. 제재의 규모가 커질수록 전문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처: 문화일보(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