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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국민은 현 정부와 민주당에 무엇을 걱정하는가

  • 관리자
  • 26.10.10
  • 15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해방後 남북관계는 통일 위한 숙명적 과제

지원으로 평화-통일 얻겠다는 안이한 시도

자주국방 서두르지 말고 北 오판 경계해야

5년 임기 아닌 더 긴 역사 흐름에서 다루길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은 대통령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공을 염원했다. 국가의 안전과 평화는 물론이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량한 국민의 소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직접적인 책임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들의 실책 때문이다. 취임 초에는 애국심을 갖고 출발했으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정권을 위한 정치, 말기에 이르러서는 집권의 연장을 위한 야망에 빠지곤 했다. 어떤 대통령은 지도자의 인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성격과 감정, 이해관계를 앞세워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정을 강행하기도 했다. 더 심하게 되면 자신의 안일과 명예를 위해 내 사람들만 곁에 두고 국정을 운영하는 인사까지 삼가지 않았다. 그 결과 국가의 품격도 손상되고 국민의 신뢰도 무너진다.

 

해방 이후 남북 관계는 통일을 위한 숙명적 과제가 됐다. 냉전 시대가 끝나고 소련이 해체되면서 세계정세도 크게 변했다. 그 주역을 이끈 지도자는 미국의 도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과 폴란드 출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였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를 어느 한두 사람의 노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경제·정치·사회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경제적 고립과 무력으로 우위를 차지해 전쟁만 억제하면 된다는 말 없는 정책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 계열 정권은 어떠했는가. 경제적 지원으로 북한 정권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 정부 간의 이해와 협력으로 평화와 통일까지 가능하리라는 안이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것도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업적을 인정받겠다는 환상이었다.

 

민주당 집권 기간에 국민의 예상보다 많은 송금을 했다고 보인다. 예전에 중국 베이징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들은 얘기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을 위해 북한 평양까지 갔다가 약속한 금액의 절반은 선금으로 가져온다는 계약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연주도 못 하고 귀국하는 길이라고 했다.

 

전해 들은 또 다른 일화도 있다. 우리나라 종교단체 대표들이 방북했을 때였다. 서울로의 귀환을 앞두고 그중 한 사람이 북한 간부로부터 평양을 다녀가시는 기념으로 5억 원만 준비해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그 책임을 맡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북한 간부는 돌아가 잠시 후 전화를 걸어왔다. “내일 떠나는 비행기 좌석이 없어 못 가시게 되었다”라고 협박한 것이다. 할 수 없이 다시 만나서 노력해 보겠다는 약속을 하고 귀국했다. 돌아온 뒤 안심하고 있었는데 며칠 후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간부 한 사람이 찾아와 “5억 원이 준비됐느냐”고 재촉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혼자 생각해 봤다. 북한에서 음악회와 행사들을 열면서 드러나지 않은 비용이 있겠거니 짐작할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강제로 판문점을 통해 되돌려 보낸 사건은 비인도적·반인권적인 처사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이 밖에도 북한이 저지른 침략적 사건까지 덮어 두려고 했던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대내외적으로 부끄럽게 만들었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성명들은 어떠했는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민주당은 역대 민주당 정권의 계승에 전념하는 양상으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을 재촉하고 있다.

 

자주국방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군 전체를 쥐고 흔드는 정책들을 서두를 때가 아니다. 국방과 국군의 내실은 살피지 않고 단시일 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과신이 걱정스럽다. 아직도 제2의 6·25전쟁 가능성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 김정은의 오판은 언제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역사는 끊임없이 변해 왔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이나 일본에서는 공산주의가 사라진 지 오래다. 러시아와 유럽인들의 삶의 가치는 동질성을 되찾았을 정도다. 중국도 정치는 공산정권이지만 경제와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세계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북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돼 있다. 문화와 정신적 삶의 내용은 물론 경제와 정치 질서도 세월이 지나면 높은 나라에서 낮은 사회로 흐르게 된다.

 

남북 간 문제도 국민 생명과 국가 안보가 걸린 만큼, 한 정권이 5년이라는 짧은 임기 내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 강물의 마지막 종착지는 바다다. 열린 사회가 자유와 인간애의 가치와 질서로 채워 가는 세계 역사의 길이다. 이재명 정부가 제2의 문재인 정책을 계승해서는 안 된다.

 

출처: 동아일보(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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