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섭 기자
유황앵무
3줄 요약
브리즈번 올림픽 엠블럼 소재로 유황앵무 선정
머리의 화려한 볏으로 경계와 복종 의사 표현
동시 부화로 새끼 생존율 높이고 100세까지 생존
2032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공식 엠블럼이 예상보다 빨리 공개됐어요. 호주 사람들에게 친숙한 야생 조류를 소재로 삼았답니다. 올림픽 엠블럼이 소재로 삼은 건 분홍유황앵무, 패럴림픽은 큰유황앵무예요. 오륜기 위로 앵무새의 깜빡이는 눈과 머리의 볏이 바짝 선 모습을 형상화하고 색깔만 달리했지요.
유황앵무는 현지어로 코카투(cockatoo)라고 하는데, 그 무리가 20여 종이 있답니다. 호주,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 영토로 나뉜 뉴기니섬 등에 분포해요.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를 표현한 말레이어 의성어인 ‘카카투아’에서 유래됐대요. 앵무새의 서식지는 적도 부근에서 남반구에 집중돼 있는데요. 남미에 사는 앵무새들이 주로 빨강·노랑·초록 등의 화려한 색채의 깃털을 하고 있는 반면, 유황앵무는 깃털 색깔은 상대적으로 밋밋한 대신 머리 위에 화려한 볏을 하고 있죠.

분홍유황앵무가 머리의 볏을 세우고 있습니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 엠블럼. 분홍유황앵무를 소재로 삼았어요. /인스타그램 brisbane2032 캡처
이 볏은 장식용으로 달려 있는 게 아니랍니다. 주위를 경계하거나 동요할 때면 볏을 바짝 곤두세운답니다. 자신의 덩치를 크게 보이게 할 필요가 있을 때도 볏에 잔뜩 힘을 주죠. 체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을 때도 볏을 반쯤 세우고 그 안에 공기가 들어오도록 한대요. 반면 무리 중에서 자신의 서열이 낮다는 복종의 의사를 표현할 때는 반대로 볏을 확 눕혀요.
앵무새는 지능이 뛰어나고 발성 기관인 울대의 근육이 뇌신경과도 연결돼 사람 말을 잘 따라 하죠. 유황앵무 무리는 이런 능력과 지능이 앵무새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래요. 그래서 18세기부터 유럽 등지에서 서커스 동물로 인기를 끌었죠.
자연에서는 주로 열매·뿌리·씨앗 등을 먹는 초식성이지만 분홍유황앵무 등 일부 종류는 곤충과 애벌레도 먹는답니다. 그런데 몇 해 전 호주의 시드니에서는 큰유황앵무가 주택가의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는 장면이 잇따라 목격됐어요. 이는 전에 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동료 간의 소통을 통해 이를 학습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해요. 유황앵무는 시끄럽게 지저귀기로 유명한 앵무새 중에서도 울음소리가 유독 우렁차요. 울창한 숲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동료들과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어요.
유황앵무는 대개 암수가 한 번 짝을 지으면 평생을 함께 살고 육아도 함께해요. 알은 한배에 많게는 여섯 개까지 낳는데 이럴 때 어미는 먼저 낳은 알부터 품지 않고 마지막까지 낳은 다음에야 비로소 품기 시작한대요. 그렇게 하면 최대한 동시에 부화를 할 수 있거든요. 올빼미나 왜가리 등은 먼저 낳은 알부터 품기 시작하고, 일찍 부화한 새끼가 먹이를 독점해 동생들을 굶겨 죽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유황앵무는 동시에 새끼들이 부화하게 함으로써 늦게 나오는 녀석의 생존율도 높일 수 있죠.
유럽에서 이주민들이 건너오기 전부터 살던 원주민들은 유황앵무를 새로운 계절의 전령으로 여겼대요. 호주 남서부의 원주민 부족인 눈가르 사람들은 짧은부리검은유황앵무가 남쪽으로 날아가면 우기가 시작되고, 다시 북상해서 날아오면 건기로 바뀐다고 여겼답니다. 유황앵무는 수명도 길답니다. 천적의 습격을 받지 않고 60세까지 거뜬히 살 수 있고, 동물원에서 보살핌을 받을 경우 100세까지도 살 수 있대요.
출처: 조선일보(202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