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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경마장 ‘아파트 리스크’[오후여담]

  • 관리자
  • 26.10.24
  • 15

오승훈 논설위원

 

경기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은 말 경주만이 아니라 공원·문화시설이 있는 대표적인 나들이 장소다. 입장료 2000원을 내고 재미 삼아 마권을 사서 즐겨도 ‘1만 원의 행복’이 가능하다. 이곳을 정부가 주택공급 부지로 점찍었다. 경마장(약 115만㎡)을 이전하고, 인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약 28만㎡)를 합쳐서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으로 절차를 줄이면 6년 내(착공 2029년 말, 준공 2032년)에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상황이 꼬여 간다. 땅 주인은 한국마사회다. 우희종 마사회장은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일반적 절차라면 6년 내 이전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전 비용은 양주·시흥 등 후보 지역의 새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2조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우 회장은 현 부지 매각 대금을 이전 비용으로 충당하고, 부족분을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부의 확실한 보장이 없는 것이다.

 

마사회 안팎은 ‘배임죄 리스크’로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이사회가 로펌에 법률 검토를 의뢰했는데, ‘경마공원 이전 안건을 의결할 경우 감사 대상이 될 수 있고, 배임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전 비용의 정부 보전이 없으면 마사회에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의결한 이사들은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이사 다수가 “이전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는 말도 나온다.

 

과천시도 부정적이다. 지역 내 대규모 개발(1만6000세대)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1만 세대 가깝게 추가로 들어서면 교통·교육 등 인프라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경마·경륜·경정 사업자로부터 걷는 레저세(지방세)의 배분 수입(약 500억 원)도 줄어든다. 시민들의 반대 여론이 상당한 이유다.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는 최근 “양질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것을 성과로 보여드리겠다”면서 월 2회 공급 추진 상황을 브리핑하기로 했다. ‘디지털 주택공급 상황판’도 만든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착공과 준공) 시차 때문에 2028년이 지나야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출처: 문화일보((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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