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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목표했던 ‘실버 버튼’ 받았는데도 카메라 끄면 공허해요[마음상담소]

  • 관리자
  • 26.10.24
  • 14

차승민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법제이사·전문의


■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독자 고민

 

화장과 패션 관련 뷰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구독자가 10만을 넘어 실버버튼도 받았습니다. 3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할 때만 해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드디어 원하던 것을 이룬 느낌입니다. 그런데 막상 실버버튼을 받고 나니 마음이 텅 빈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 영상의 조회수가 기대보다 낮으면 숨이 막히고 사소한 악플만 달려도 며칠씩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촬영할 때는 밝고 재미있는 사람인 척하지만 카메라를 끄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 큰 목표를 세워야 나아질까 싶다가도 이런 공허함이 반복될까 봐 무섭습니다. 왜 이렇게 우울하고 무기력해진 건지 궁금합니다.

 

A : ‘일의 비중, 지나치다’ 신호… 퇴근시간 정하고 일상 분리해야

 

▶▶ 솔루션

 

더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자신만의 내면 기준을 다시 세워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바라던 목표를 이룬 뒤에 허무해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목표를 향해 달릴 때는 언젠가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추진력이 됩니다. 그러나 목표에 다다르면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 깊숙한 곳에 있던 불안과 피로감이 밀려오게 됩니다. 게다가 유튜브 특성상 성과가 바로바로 숫자로 표시되고 타인의 반응을 매일 확인하게 돼 기뻐할 겨를도 없이 다음 목표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곧바로 우울증이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조회수와 댓글이 내 가치를 결정짓는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허함은 내 삶에서 일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더 크게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서두르지 않아야 합니다. 일주일 동안 내가 즐거워한 순간과 지친 순간들을 한 번 적어보시기를 권합니다. ‘편집은 즐겁지만 실시간 댓글 확인은 힘들다’라거나 그로 인해 잠을 못 이루는 일이 자주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조회수 통계는 하루에 한 번만 시간을 정해서 확인하고, 잠들기 전에는 댓글이나 분석 페이지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플랫폼의 반응이 나의 하루 전체를 지배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촬영 현장과 카메라 밖 일상을 분리하는 경계선이 필요합니다. 일반 직장은 정해진 퇴근 시간이 있어, 사무실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일에 대한 생각을 쉽게 끌 수 있습니다. 반면 유튜브 채널은 일상과 연결되어 있어 일에서 온전히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콘텐츠와 상관없는 사람을 만나거나 오프라인 취미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퇴근 시간을 정한다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공허함과 우울감이 2주 이상 이어지고 수면이나 식욕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버버튼은 분명 값진 성취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삶의 전부일 필요는 없습니다. 성과와 별개로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소박한 것들로 채워나갈 때 창작도 오래 이어갈 힘을 얻을 것입니다.

 

출처: 문화일보(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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