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엄주신

커뮤니티

자유게시판

<12> ‘막흐르기여울’[이기봉의 우리땅이야기]

  • 관리자
  • 24.04.03
  • 19,130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photo

조선은 국가 운영을 위한 조세를 돈이 아닌 곡물로 거뒀다. 그래서 소나 사람의 지게, 작은 배로 세곡을 운반해 바닷가나 강가의 큰 창고인 조창(漕倉)에 모아놓았다가 조운선(漕運船)이란 큰 배로 한꺼번에 서울로 나르는 조운제도를 운영했다. 충주, 음성 등 충청도 내륙 14개 고을의 세곡은 충주시 중앙탑면의 창동리, 즉 창골에 있는 조창인 덕흥창과 경원창에 모았다가 조운선에 실어 서울로 옮겼다. 그러다 1465년(세조 11) 1월에 조창을 더 하류 지역인 중앙탑면의 가흥리로 옮겨 조운제도가 폐지되는 조선 말까지 운영했다. 이때 조창을 옮기게 된 이유는 창골과 가흥 사이의 막흐르기여울에서 조운선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전해온다.

 

여울은 물이 급하고 빠르게 흐르는 강의 경사진 구간을 가리킨다. 깊지 않아서 울퉁불퉁한 하천 바닥과 부딪히는 거친 물살의 소리가 우렁차며, 곳곳에 암초가 있는 경우도 많다. 강을 따라 내려가는 배들에 가장 위험한 곳이 바로 여울이다. 남한강에는 수많은 여울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손꼽히게 거칠고 험한 여울 중의 하나가 막흐르기여울이었다. 직접 가서 보면 진짜 거칠고 급하게 막 흐르는 물살을 실감할 수 있다. 곳곳에 하얀 너럭바위 암초가 있다. 원래 우리 땅 이름 대부분은 고상하지 않다. 민초들의 삶을 그들의 눈을 통해 원초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이한 것 같지만, 별로 특이할 것 없는 자연스러운 땅 이름이 막흐르기여울이다. 여울 남쪽의 마을 이름도 막흐르기이고, 지금 그곳의 버스정류장을 찾아가면 ‘막흐르기’라는 이름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막흐르기여울을 한자의 비슷한 소리 莫喜樂(막희락)과 灘(여울 탄)의 뜻을 빌려 莫喜樂灘이라고 썼다. 한자를 해석하여 ‘너무 좋아하지 말고 조심하라’는 의미로 여울 이름을 지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주민들이 막흐르기여울로 부르던 것을 그런 의미의 한자로 표기한 것일 뿐이다. 

 

출처: 문화일보(2024-04-01)

게시판 목록
NASA 과학자 "예수 탄생 알린 '베들레헴의 별' 미스터리 풀었다"
일본서 한 학기, 미국서 한 학기… 글로벌 현장서 배우는 태재대학교
"명문대 졸업장 유효기간 10년… AI시대 이끌 1% 인재 키운다"- 태재대 염재호 총장
교회 및 중직자가 구비해야 할 교회법 책
초월선교회란?
칭찬받는 장로 - 엄동규 장로
엄하고 무서운 사람(엄주신 장로) - 임종만 목사(고신 증경총회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 엄주신 장로 - 엄묘순 권사
3代 장로를 배출한 가문(家門)
[만물상] 국가대표의 품격
[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 핵심은 '가능성' 포기하지 않은 데에 있었대요
[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에테르부터 프레온 거쳐, 이소부탄까지 더 안전하고 친환경인 '냉매' 개발했어요
[천자칼럼] 스크린쿼터 딜레마
PC방? 콜센터?… ‘졸속’ 중수청 사무실의 풍경[소소한 복도통신]
정치 소음 과민증후군[오후여담]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65] '기스'와 '흠집'
[천자칼럼] 병역특례 유감
[횡설수설/신광영]철딱서니 없는 AG 축구 국대들
“원로 목사 은퇴비 등 소송까지 간 한국 교회… 女-청년 대의원 확대 등 교단 총회부터 변해야”
[신문과 놀자!/미션 나의 문해력]수작(酬酌)
서촌, 목욕탕 그리고 양자역학[이기진의 만만한 과학]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