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연 기자

법원 "공직 위신 손상에 충분"

공무원 채용 시험에 합격한 이후 과거 성범죄 전력이 드러난 사람을 외교부가 임용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는 A씨가 외교부를 상대로 “미임용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8월 외교부 9급 일반행정직 채용 시험에 합격해 외교사료관 출근을 앞두고 있었다. 이후 외교부는 A씨가 2016년 청소년 강제추행 미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2022년 휴대전화 채팅 앱에서 음란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벌금 70만원을 확정받은 것을 확인했다. 외교부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중대성, 같은 종류 범행의 반복, 채용 예정 직위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공무원 직무 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된다”며 A씨를 임용하지 않기로 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범행 내용과 정도, 횟수 등에 비춰 공직의 위신과 신용을 손상시킬 정도라고 보기 충분하다”며 “외교사료관은 외교 기록물의 보존·관리 업무와 함께 전시실,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대국민 외교 홍보 활동도 수행한다. 불특정인에 대한 성범죄 전력이 있는 A씨가 대민 업무가 포함된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고 임용권자의 판단은 최대한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를 외교사료관으로 임용하지 않는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인다. 외교부의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 볼 사정도 없다”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2025.05.07)